현재 넷플릭스에서 세계 1위를 하고 있는 지금 우리 학교는, 원작인 웹툰은 어떨까 하고 궁금해하시는 분도 많을 것 같아 오늘은 웹툰과 다른 점, 그리고 제 개인적인 감상을 담아 포스팅해봤습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시청에 주의해 주세요.
1. 웹툰 원작 소개
'지금 우리 학교는'의 웹툰 원작, 만화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보지 못해도 한 번쯤 들어봤을 거예요.
저도 어렸을 때 완결 때까지 재밌게 처음부터 계속 봤던 기억이 있어요 그래서 이번에 넷플릭스 제작 소식이 처음 들렸을 때부터 기대가 컸습니다. 워낙 좀비 웹툰의 시초인 데다 스토리적으로도 잘 짜인 웰메이드 작품이어서 웹툰의 내용과 색깔을 그대로 가져와도 크게 성공할 것 같았어요.
그렇게 기대를 가져봤는데 생각보다 웹툰 원작의 분위기 속에 드론이나 K-고등학생의 말과 행동 등 현대적인 감성을 추가해서 좀 더 이야기를 풍부하게 하려 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원작 본래의 이야기를 버린 것은 아니고 캐릭터 명칭이나 특징, 이야기의 흐름이나 방향은 그대로 가져왔고 최대한 드라마틱한 요소를 추가해서 이야기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말 그대로 과거의 감성을 2022년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함과 동시에 중간중간 새로운 이야기가 추가되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원작과 조금씩 멀어져 갑니다!
전체적으로 흐름이 가능한 한 원작에 가깝지만, 특히 초반에 원작에서는 볼 수 없었던 불친절한 불필요한 설정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세상에는 이런 사람도 있다고요!라는 것을 표현하고 풍자하려는 의도는 알겠는데 그걸 자극적으로 보여줘 아쉬웠어요. 아무리 드라마 탄생을 위해 다양한 설정을 추가했다 하더라도 원작에는 없는 자극적인 설정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합니다. 없어도 충분히 좋은 작품이 나왔을 텐데 웹툰 원작 팬이었다면 분명 실망했을 거예요.
2. 캐릭터
당연히 이번 드라마화 소식과 함께 가장 기대됐던 것은 극 중 최악의 빌런인 윤귀남과 이나영이라는 캐릭터가 어떻게 다시 태어날지에 대한 기대감이었죠.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극 중 이 캐릭터의 모습을 보고 짜증 나는 두 캐릭터 때문에 보고 싶지 않다고 의견을 보이는데 저는 오히려 원작보다 더 온순한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물론 현실적이어서 이입도 했지만 원작처럼 좀 악질적인 빌런으로 나와주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윤귀남'이라는 캐릭터는 나름 신선하게 느껴졌어요. 면역자라는 미친 설정을 가지고 있어 원작처럼 끈질긴 모습을 보여주지만 자신도 다른 학생들만큼 K-고등학생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현실적인 캐릭터 같아 신선했습니다.
또 이들 작품에 꼭 나오는 일진이나 스팸 캐릭터, 그리고 가해자 피해자를 설정해 억지로 감동을 유발하는 것에 진저리가 난다는 평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동의는 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작은 사회라고 불리는 학교에서 좀비 바이러스가 생긴 만큼 선생님과 학생이라는 소재 속에 다양하게 분포된 일진과 모범생, 식당 아줌마, 경비원 등 다양한 사연을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저는 오히려 빌런들보다 주인공 집단과 주변 인물들 중에 답답하고 매력 없는 캐릭터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그들의 행동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상황이 오면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너무나 당연하게 하면서 안타까운 상황을 계속 연출하여 고구마 100개를 먹은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현실적일 수도 있지만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서 유감했어요. 역시 이름은 같고, 설정과 서사는 원작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가 많이 등장하니 참고해 주세요.
3. 연기력
많은 분들이 지적하는 연기력입니다. 저도 연기력이 아쉬운 캐릭터가 많았는데요. 그중에서도 많이 언급되고 있는 게 이청산 캐릭터를 맡은 윤찬영 배우입니다.
저는 원작의 청산 캐릭터를 잘 알기 때문에 무뚝뚝하면서도 소신 있게 행동하는 청산가의 모습을 오히려 잘 해석해 연기해 준 것 같아 다행입니다. 또 대부분의 배우들은 모두 신인 배우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대부분 학생이라는 신분에서 캐릭터로서의 역할을 잘 해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배우가 낯선 신인배우로 구성되어 있어서 정말 일반인들에게 좀비 사태가 발생한 것처럼 보여서 새롭고 현실적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누가 누군지 알 수 없고 몰입도 힘들지 않았으며 이 많은 캐릭터를 담는 것도 큰 걱정이었겠지만 총 12회 안에 적절하게 구성된 것 같아 캐릭터들에게 이입하기도 편했습니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어떻게 될 것 같아요?
3. 스토리와 연출
이야기처럼 좀비라는 설정을 담고 있지만 학생의 감성이 담겨 있어 학생의 감정적인 부분을 언급하면서 기존의 좀비물과는 다른 한국형 스토리로 구성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상황과 어울리지 않게 공감할 수도 없는 설정들이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흐름을 아이들의 우정과 사랑, 그리고 함께 지내온 친구들과의 이별과 희생, 모든 요소를 감정적으로 표현해 주었습니다.
연출은 물론 어색한 부분도 있었지만 대체로 무난했지만, 그중에서도 우리 학교는 에 다채롭게 사용된 롱 테이크 촬영 기법, 연출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더 많은 사람들의 시각을 연결하고 그 현장감을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분명 신선한 촬영 방법이지만 생각보다 많이 등장해 루즈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도 첫 급식실의 롱 테이크 신만은 신선했지만 처음 좀비 상황이 발생했을 때 모든 학생의 반응과 행동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좋았어요. 가장 좋았던 점은 학교라는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했다는 점인데, 좁고 밀폐된 공간에서 전개되는 이야기를 다 표현해 주어서 긴장감 있게 볼 수 있었죠.